러시아 사할린 동포들의 한국 귀환 운동을 주도해 온 고(故) 박노학 전 사할린억류귀환한국인회 회장이 재외동포청 선정 ‘7월의 재외동포’로 뽑혔다.
박노학 전 회장(1914~1988)은 일본에서 「화태(樺太·사할린) 억류귀환 한국인회」를 창립해 사할린 동포들의 존재를 알리고, 이들의 고국 귀환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.
그는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살아야 했던 사할린 동포들과 한국 가족과 연결하는 ‘우편배달부’역할을 자처했다. 구 소련 시절 한국과 서신왕래가 막혀 있던 상황.
그가 한국에 보낸 사할린 동포들의 편지는 이산가족상봉이었고, 고국과 동포를 잇는 귀중한 연결고리였다. 그렇게 30년 간 고국에 전달한 동포들의 편지는 무려 3만 통에 달했다.
그는 나아가 구소련 측과의 협상을 통해 사할린 동포들이 고국으로 귀환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. 1984년에는 사할린 동포 10명의 일본 방문과 가족 상봉을 처음으로 성사시키기도 했다. 이는 해방 후 사할린 동포의 첫 공식 출국 사례로, 고국 귀환 운동의 물꼬를 튼 사건이었다.
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아 사할린 동포 가족상봉은 한국 정부의 ‘사할린 동포 영주귀국 사업’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.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1988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.
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"박노학 전 회장은 일제(日帝)강점기 강제로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할린 동포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, 식민 피해와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고통 받은 이들을 위로한 선구자”라며 “일생을 바쳐 사할린 동포사에 한 획을 그은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”고 밝혔다.
[서울=이민호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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